[내외뉴스통신] 정이 이 대 희가을에 있을 교련 검열을 앞두고 요즘 교련 시간이 제법 빡빡하다. 체육 시간 등 다른 시간에도 교련 훈련을 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오늘도 교련 시간에 이어서 체육 시간까지 집체 훈련, 제식 훈련, 총검술 연습이 이어졌다. 학생들 모두가 녹초가 되었다.저녁을 먹고 자습시간이 되었는데 자습은 커녕 모두가 늘어져 적당히 눈을 감고 쉰다.방장인 5학년 김 사영 선배가 한쪽 등을 꺼주면서 실내를 침침하게 만든다.갑자기 동기생인 이 득우가 제안을 한다.“선배님, 우리 배 고픈데 ‘가부시끼’ 주식 한번 할까요?”오
[내외뉴스통신] 정이 이 대 희여행 마지막날 아침, 경성역에 내렸다.곧바로 대구로 내려가지 않고 오전 동안 경성 시내를 관람하고 점심 먹고 대구행 기차를 타는 일정이다. 대구사범 초대 교장이었던 평산정(平山正) 교장이 지난 4월부터 총독부 학무국에서 근무중이어서 학교측 인솔 교유가 부탁해서 특별히 우리들의 총독부 경내 관람 일정을 얻어냈다.우리와 비슷한 시간대에 열차에서 내린 승객들 중에는 양복을 빼 입은 신사들도 여럿 보였다. 가방을 들고 부지런히 역앞 전차로 향한다. 출근을 서두르는 가 싶다. 승객들 모두가 총총히 걸어서 이곳저
[내외뉴스통신] 정이 이 대 희 여행 3일째. 잠에서 깨어보니 벌써 6시가 넘었다. 어제 저녁 일찍 골아 떨어진 뒤로 죽은 듯이 잠을 잤다. 이틀 산행의 여독이 아직도 몸을 묵직하게 하고 있다. 밖으로 나오니 해가 동쪽 바다 수평선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차분하게 온정리 이곳 저곳을 살펴본다. 서양식 호텔, 일본식 료칸(旅館), 조선식 여관과 산장들이 즐비하다. 알프스 스키 산장 같은 곳도 있다. 온정리 여관촌은 예로부터 유명한 라돈 온천 관광지였다. 멀리는 마의태자가 질병을 고쳤다는 전설서부터 고려와 조선을 거쳐 지금까지
[내외뉴스통신] 정이 이 대 희 만폭동 팔담의 마지막 화룡담을 지나면 물소리가 작아지고 숲속으로 들어선다. 500여미터 정도 오르면 왼편의 촛대봉을 지나 또 다시 골짜기가 나타나는데 마하연 직전에서 왼편으로 개울 하나가 갈라진다. 바로 설옥동(가섭동) 골짜기이다. 설옥담, 황옥담을 거쳐 능선으로 올라서면 가섭암이 있다. 날카로운 바위 봉우리 영추봉이 멋있으니 내금강 만물상이라고도 불린다. 이곳 능선에서 수미골로 내려가는 길과 영랑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뉜다.마하연은 본격적으로 금강산 정상 마루로 올라서는 지점에 앉아있다. 등 뒤로
[내외뉴스통신] 정이 이 대 희 새벽 4시면 잠이 깬다. 어릴 적 상모리 시절부터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 몸에 밴 습관이 되었다. 낮에 녹초가 되면 저녁 밥을 먹자마자 잠에 빠져 든다. 저녁 아홉시만 되면 벌써 눈이 감기고 10시를 넘기는 것이 어렵다. 졸면서 늦은 저녁을 먹은 적도 비일비재하다. 그러다보니 새벽에는 일찍 눈이 떠진다. 보통학교 시절부터 나의 일상은 새벽 일찍 일어나 학교 숙제를 하고, 학교 가기 직전에 졸려서 잠시 눈을 붙였다가 일어나 엄마가 해준 밥을 먹고 학교로 간다. 올빼미형이 아니라 종달새형 이란다. 올빼
[내외뉴스통신] 정이 이 대 희 밭두렁 논두렁을 지나 누렁이 소를 끌고 뒷산으로 오른다. 물 고인 논에는 얼마 전에 심은 벼가 초여름 햇살에 싱그럽다. 논둑 가에 파랗게 자라나고 있는 콩잎을 먹으려 누렁이가 고개를 돌리면 나는 야멸차게 고삐를 잡아챈다. 산비탈 밭에는 누렇게 익어가는 보리가 까실까실 보프라기를 드러내고 있다. 점점 뜨거워지는 초여름 날씨지만 해가 서산으로 기우는 느지막 오후에는 더위가 한풀 꺾인다.멀리 올려다 보이는 금오산이 짙푸른 녹음을 허리에 두른 채, 여전하다. 저녁 해가 금오산 정상 가까이 걸린 채, 금새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