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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11-13 22: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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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락인 사건전문기자] 조두순(65)은 전과 18범이다. 

 

1983년에는 '강간치상죄'로 3년간 복역했다. 1995년 12월 21일에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찬양한다며 함께 술을 마시던 황 아무개 씨(당시 60세)를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했다. 그는 경찰에서 “5공 시절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고생한 생각을 하면 지금도 분이 풀리지 않는데, 황 씨가 두 사람을 찬양해 홧김에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조 씨는 ‘상해치사죄’로 실형을 받았다.

 

조두순은 몇 차례 교도소를 들락거렸지만 전혀 교화되지 않았다. 2008년 12월 11일 오전 8시 30분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의 한 교회 앞에서 그가 서성거리고 있었다. 술을 마신 상태였다. 초등학교 2학년인 김나영 양(가명·8세)이 지나가자 불러 세웠다. 조 씨는 “교회에 다녀야 한다”며 큰길에서 10여m 떨어진 교회 상가로 유인해서 화장실로 끌고 갔다. 그리고 천인공노할 엽기적인 만행이 시작된다. 

 

▲경북북부 제1교도소 독방에 수감된 조두순의 2010년 3월16일 CCTV 계호 화면, 나영이가 그린 그림 합성 (사진출처=자료사진)


교회 화장실로 끌고가 수차례 성폭행

 

그는 바지를 벗고 아이에게 유사 성행위를 강요한다. 이를 거부하자 주먹으로 머리와 얼굴을 사정없이 폭행했다. 아이가 울음을 터트리자 시끄럽다면서 입으로 볼을 깨물었다.

 

아이가 저항하지 못하도록 목을 졸라 기절시키려고 시도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머리채를 잡고 변기 물속에 머리를 밀어 넣어 질식시켰다. 몸을 축 늘어뜨린 아이를 몇 차례에 걸쳐 성폭행한다.

 

아이의 몸속에 있는 장기가 밖으로 나오면서 탈장상태가 된다. 이때 질과 항문 사이의 가림막이 크게 훼손됐고, 항문 괄약근은 완전 파열됐다. 조두순은 범행 후 증거인멸을 위해 자신의 흔적을 지웠다.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진 아이에게 찬물을 쏟아 부었다. 현장을 빠져나갈 때는 수돗물을 틀어놓고 달아났다. 당시는 매서운 추위가 극성을 부리던 한 겨울이었다.

 

교회 화장실에서 참혹한 모습으로 발견된 나영이는 병원으로 옮겨져 8시간여에 걸친 수술을 받았으나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졌다. 생식기 80%가 소실됐고, 항문 기능은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괴사한 소장 전체를 잘라내는 절제 수술 받았다. 평생 배변주머니를 차고 다니며 배꼽 옆 주머니로 배설물을 빼내야 했다. 8살 아이가 짊어져야 할 고통이 너무 가혹했다.

 

경찰은 범인을 잡기 위해 교회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했다. 현장에서는 범인의 지문과 정액을 채취해 정밀 감식을 맡겼다. 경찰은 여러 증거들을 종합해 조두순을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사건 발생 57시간 만에 검거했다. 그의 집안에서 찾은 옷가지에서 아이의 혈흔이 발견됐다. 조두순은 뻔뻔했다. 증거를 들이 대도 “당시 상황이 술에 취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발뺌했다.

 

기소 잘못하고 항소도 포기

 

검찰 수사단계에서 나영이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영상조사를 받기 위해 조사실에 갔지만 “소리가 작다” “녹음이 안 됐다”는 등의 이유로 피해상황을 무려 5번이나 진술해야만 했다. 검찰은 이렇게 진술을 받고도 나영이를 법정에 세웠다.

 

2009년 1월 9일 검찰은 조두순을 ‘강간상해죄’로 기소했다.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징역 12년을 선고한다. 전자발찌 착용 7년, 5년간 신상정보 공개도 명령했다. 중범죄자인 조 씨에 대해 검찰은 법적용을 잘못하고 항소도 포기했다. 여기에 법원은 ‘나이와 음주’를 이유로 봐주기식 처벌로 일관한다. 

 

검사의 기소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 조 씨를 기소하면서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 범죄를 가중처벌하는 옛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성폭력특별법)을 적용했어야 한다. 하지만 검사는 형법상 ‘강간상해죄’를 적용했다. 성폭력특별법은 형량이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지만 형법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그친다.

 

▲조두순의 성폭행으로 인해 생식기의 80%가 소실된 나영이(가명). (사진출처=KBS '시사기획 쌈' 방송 화면 캡처)

 

검찰은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기소 당시 법적용을 잘못했어도, 재판과정에서 공소장을 변경할 수 있었는데도, 시도조차 안했다. 검찰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심 판결 후 항소마저 포기했다. 죄가 무겁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무사안일하게 대처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조두순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와 상고를 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만약 검찰이 항소나 상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만 했을 경우 ‘불이익 변경 금지의 원칙’에 따라 1심 보다 더 높은 형량을 받지 않는다. 법원이 조 씨의 항소나 상고를 받아들였을 경우 지금보다 더 낮은 형량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범죄의 잔혹성에 비해 사실상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고 볼 수 있다.

 

형량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국회는 2010년 유기징역 상한을 기존 15년(가중 25년)에서 30년(가중 50년)으로 늘렸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간죄의 공소시효는 폐지했다. 또한 전자 발찌 착용 최대 기한을 30년까지 연장했다.

 

재범 가능성 아주 높아

 

조두순을 옹호하는 카페가 개설되기도 했다. 2009년 10월 1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조두순님과 성범죄자의 인권을 위한 카페’가 생겼다. 개설 1주일 만에 4600명이 가입하면서 논란이 됐다. 수 천 개의 게시글로 채워지며 여론의 비난을 샀다. 현재는 폐쇄된 상태다.

 

현재 조두순은 흉악 범죄자들이 수감되는 경북 북부 제2교도소(옛 청송교도소) 독방에 수감돼 있다. 24시간의 일상을 CCTV로 감시하고 있다. 그의 만기출소 예정일은 오는 2020년 12월 13일이다.

 

지난 9월6일부터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조두순의 출소 반대’ 청원이 진행 중이다. 13일 오후 6시 기준으로 48만 명이 넘었다. 국민의 ‘출소 반대’ 여론은 들끓고 있지만 현행법상 그를 계속 가둬둘 수는 없다.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동일한 범죄로 두 번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2013년 10월에도 조두순 사건을 다룬 영화 ‘소원’이 개봉돼 ‘조두순 형벌을 다시 정하라’는 청원 운동이 일어났다.

 

법원이 징역 12년을 선고할 때 조 씨를 사회로부터 격리할 수 있는 ‘치료감호처분’을 내리지 않은 것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조 씨는 출소하면 재범 가능성이 아주 높다. 법원 판결문에도 “피고인은 알콜중독 및 행동 통제력 부족으로 범죄유발 가능성이 많고 재범 위험성이 비교적 높은 편”이라고 적시했다. 조 씨가 감옥 안에서 복수를 준비한다는 얘기가 들리면서 피해자인 나영이와 부모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됐다. 나영이는 약 3년 동안 어렵고 고통스러운 수술을 두 번이나 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배변주머니를 떼고 건강한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고 한다. 조두순의 출소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그의 또 다른 범행은 막아야 한다. 그리고 불안에 떨고 있는 나영이와 그 가족을 지켜줘야 한다.

 

▲지난 11월1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에서 이용배 호서대 벤처대학원 평생교육원 교수와 전 프로복서 황충재 씨(맨 왼쪽), 배우 이동준(가운데)·유퉁 씨(맨오른쪽) 등이 만나 '(가칭)나영이 수호천사 모임' 결성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사진제공=이용배 교수)

 

전 프로복싱 동양챔피언 출신 황충재 씨, 배우 이동준·유퉁 씨 등은 ‘(가칭)나영이 수호천사 모임’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뜻있는 스포츠인과 연예인들이 중심이 돼 범죄피해를 당한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자발적인 모임이다.

 

결성을 주도하고 있는 이용배 호서대 벤처대학원 평생교육원 교수(SNS시민동맹 고문)는 “나영이와 같이 범죄 피해자가 다시는 가해자의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SNS시민동맹과 연계해서 범죄피해를 당한 어린이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pressfree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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